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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가 오는 날이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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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빗방울이 마른 나뭇잎을 두드리는 소리마다, 귓가에 맴도는 건 당신의 목소리인지 빗소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. 계절이 옷깃을 여미며 가을의 깊은 곳으로 스며들수록, 내 마음은 온통 당신이라는 이름으로 채워집니다.

​유독 이런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온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, 오직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만 고요하게 빗물처럼 번져나갑니다. 함께 걷던 거리의 젖은 보도블록 위로 스러지던 노을처럼,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도 이제는 아스라이 젖은 추억이 되었네요.

​우산 아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던 그 온기가 아직도 손끝에 선명한데, 휑한 빈자리에는 서늘한 바람과 그리움만이 빗물에 씻기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.

​비가 그치면 이 쓸쓸함도 말끔히 마를까요. 아니요, 어쩌면 이 가을비는 마르지 않는 내 마음의 눈물 대신 흘러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. 빗물에 젖은 이 거리 끝에서, 오늘도 문득 당신이 너무나 그립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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